『두 파산』 독후감
김중미 작가의 『두 파산』은 가난과 삶의 무게 속에서 파산을 겪은 두 인물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가 가진 구조적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제목 그대로 ‘파산’은 이 소설의 핵심 주제이며, 단지 돈을 잃는 의미를 넘어서 인간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다룬다.
이야기는 한때 잘나가던 중산층 회사원이었던 ‘재우’와 신용불량자가 되어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하는 ‘기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두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공통적으로 경제적 몰락과 심리적 파산이라는 깊은 절망을 경험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단순히 개인의 무능력이 아닌, 불평등한 사회 구조와 제도의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기성이 폐지를 줍는 노인과 나누는 짧은 대화이다.
기성은 자신보다 더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노인을 보며 연민이 아닌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그는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라는 두려움과 함께, 그마저도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존경을 느낀다. 이 장면은 가난이라는 것이 단순히 돈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존엄과 자존심마저 깎아내리는 것임을 잘 보여준다.
또한 재우가 파산신청을 준비하며 마주하는 가족들의 실망, 사회의 차가운 시선, 자신의 자괴감은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을 자아낸다.
‘나는 실패자일 뿐일까?’라는 물음은 우리 모두가 어느 순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이다.
『두 파산』은 비단 ‘빈곤’을 소재로 한 소설이 아니다.
그 안에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조건, 그리고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이 담겨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다.
“이들이 과연 개인의 실패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읽고 나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재우’와 ‘기성’에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단 한 줄의 희망도 없이 끝나는 결말 속에서도, 우리는 다시 살아보려는 사람들의 작지만 단단한 의지를 발견할 수 있다.
도움되셨길 바랍니다.